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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소개

자연산 2022. 8. 2. 09:33

시편 소개

 

구약의 다른 책들은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말씀이지만, 시편은 하나님을 향한 인간의 목소리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시편의 중심에는 여전히 하나님이 계십니다. 그러기에 시편 전체의 장르가 시이면서 악보 없는 찬송가라고 하기도하고, 기도라고도 불리며 유대교와 기독교의 예배와 찬양에 독보적인 책으로 자리잡아 왔습니다.

 

시편은 히브리어로 ‘테힐림’이고 ‘찬송’이라는 뜻이며, 헬라어로는 ‘현악기의 반주에 맞추어 노래하는 것’이라는 뜻의 ‘프살모이’ 즉, ‘찬미가’라고 하여 오늘날 시편의 영어이름(Psalm)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우리성경은 ‘시모음집’이라는 뜻으로 ‘시편’이라 지었습니다. 시편은 절반 가량을 다윗이 차지하고 있어 때로 ‘다윗의 시편’이라고 불립니다. 그러나 시편이 다윗에 의해 쓰여진 것만은 아닙니다. 다윗의 시 73개, 모세의 시 1개(90), 솔로몬의 시 2개(72, 127), 고라의 자손들의 시 10개(42, 44-49, 84-85, 87), 아삽의 시 12개(50, 73-83), 헤만의 시 1개(88), 에단의 시 1개로(89), 모세의 시부터 포로기간을 배경으로 하는 시까지 1,000년이상 오랜 세월을 거쳐 쓰여진 시들을 다양하게 수록하고 있습니다. 50개의 시는 저자에 대한 언급이 없어 ‘고아시편들’로 불리기도 합니다.

 

시편은 크게 다섯권으로 나뉘는데, 1권은 1-41편, 2권은 42-72편, 3권은 73-89편, 4권은 90-106편, 5권은 107-150편에 해당합니다. 이것은 토라가 창세기부터 신명기까지 다섯 부분으로 되어 있는 것을 반영한 것이며, 시편도 토라와 같은 권위를 주기 위한 것입니다. 각 권의 마지막 시편은 각 권 전체의 내용을 대표하면서 다음 권으로 이어주는 ‘봉합시편’ 역할을 합니다. 시편 1-2편은 표제어 없이 시편 전체의 서론 역할을 합니다. 마지막 5권에는 소위 말하는 ‘순례의 시’와 ‘할렐루야 시’가 있습니다. 120-134편에 해당하는 순례의 시는 예루살렘에 올라가며 부른 노래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 내용은 이스라엘이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오는 것을 염원하며 메시아가 오실 것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부른 노래입니다. 할렐루야는 ‘여호와를 찬양하라!’라는 뜻으로, 146-150편은 할렐루야로 시작해서 할렐루야로 끝을 맺는 것으로 유명하며 시편 전체의 피날레로서 결말을 웅장하게 마칩니다.

 

시편의 유형은 크게 찬양시, 탄식시, 감사의 시, 지혜의 시 이렇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찬양시는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해 공동체를 초청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여호와의 통치를 찬양하고, 그분의 창조세계의 주권을 찬양하며 시온에 거하심을 찬양합니다. 탄식시는 하나님께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부르짖으며, 개인과 국가의 위기 상황을 알리고 구원을 간구합니다. 그리고 언약에 대한 하나님의 성실하심과 신실하심에 대한 믿음을 표현하는 경배로 마칩니다. 감사의 시는 보살핌과 구원에 대해, 하나님께서 기도에 응답해주심에 대해, 탄원이 응답 받았을 때에 대해 감사의 화답을 드립니다. 지혜의 시는 지혜 문학적 관심들 즉, 악인의 번영과 같은 이슈에 대해 고민하고, 삶의 성공을 추구하고, 의로운 자와 악한 자가 대비되는 등의 문제로 씨름하는,교육적 의도를 가지고 있는 시들입니다.

 

많은 시편들이 표제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윗의 시’나 ‘고라자손의 시’처럼 관련되어 있는 개인이나 집단을 명시하기도 하고, ‘다윗이 압살롬을 피해 도망갈 때 부른 노래’처럼 그 시에 관계된 역사적 사건들의 배경을 주기도 합니다. 때론 시의 양식으로 ‘지휘자를 따라 현악기에 맞춰 부른노래’처럼 음악반주에 대한 지침도 나옵니다. 그러나 어떤 전문 용어들은 오늘날 그 뜻을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믹담’은 ‘속죄’의 의미일 가능성이 있고, ‘마스길’은 ‘교훈을 위하여’라는 의미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의 중간중간에 나오는 ‘셀라’라는 단어는 시편에서 71번이나 사용되는데, 그 의미에 대해 아직까지도 논란이 많습니다. ‘항상, 영원히’ 또는 ‘고양시키다’라는 뜻으로 보기도 하고, 소리를 크게 하라는 악상기호로 보기도 하고, 찬미를 위해 엎드리라는 예배시의 지시로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로 음악에서의 ‘일시멈춤’이라는 의미로 보고 막간을 이용하여 현악기를 간주하거나 묵상을 위한 멈춤의 시간으로 보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입니다.

 

시편에는 구약의 모든 신학적 생각들이 집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메시아가 오셔서 통치하실 것이라는 기대로 가득 차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메시아의 오심에 대한 그림자라고 할 수 있는 다윗이 부각되어 있는 것입니다. 시편은 장례식에서도 어울리고, 결혼식에서도 어울리며, 슬플때, 기쁠때, 억울할 때, 감사할 때, 도움이 필요할 때, 두려울 때 등 상황에 관계없이 우리의 기도와 찬양과 예배에 항상 위로와 힘을 주는 책으로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구약을 어디서부터 읽어야 할지 모르는 분은 시편부터 시작하시기를 권합니다.

 

•저자 : 김윤희 (FWIA대표, 전 횃불트리니티 구약학 교수)

•연기자 : 이재룡(다윗), 이규창(고라), 송정미, 윤유선, 엄지원, 권희덕 외